'FA 대어' 박찬호·조상우, KIA 유니폼 마지막 경기였을까… 복잡한 오프시즌 앞둔 KIA의 고민

 

KIA 타이거즈가 2025년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며 복잡한 오프시즌에 돌입했다. 지난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KIA는 9-8로 승리했다. 그러나 그 승리의 분위기는 작년과는 확연히 달랐다. 2024년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치고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당시의 환호는 사라지고, 이번에는 “죄송하다”는 사과의 목소리만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KIA는 지난해만 해도 홈 최종전을 포스트시즌 출정식처럼 치렀다. 그러나 올해는 8위라는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시즌을 마감했다. 관중석의 빈자리들은 팬들의 실망을 그대로 보여줬다. 물론 추석 연휴와 이동 일정 등 외적 요인도 있었지만, 한때 ‘왕조 부활’을 외치던 구단으로서는 씁쓸한 결말이었다.

KIA, 리빌딩보다 ‘재정비’ 택한다

구단은 시즌 종료 직후 전면적인 리빌딩 대신 ‘선택적 개편’을 예고했다. KIA의 핵심 구성원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으며, 단순히 세대교체로 방향을 틀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무엇보다 실망한 팬심을 돌리기 위해서는 내년 시즌 즉각적인 반등이 필요하다. 결국 팀 전력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유도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이범호 감독 역시 “기본 전력은 충분하다”며 내부 자원 중심의 반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통해 드러난 부상과 체력 관리 문제, 불펜 소모율 문제 등은 분명한 숙제로 남았다. KIA가 내년 시즌을 다시 우승 경쟁 구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 구성과 불펜 재정비, 그리고 프리에이전트(FA) 보강이 필수적이다.

박찬호·조상우, 동시에 FA 시장으로… 핵심 두 축의 운명은?

이번 오프시즌 KIA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FA 잔류전’이다. 양현종과 최형우 등은 구단과의 유대관계가 깊어 재계약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A등급 FA로 분류된 박찬호(30)와 조상우(31)다. 두 선수 모두 팀 내 비중이 상당하며, 동시에 외부 구단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호는 KIA의 상징적인 유격수로, 최근 6년간 매 시즌 1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내야 수비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그의 존재는 단순한 수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KIA는 박찬호의 꾸준한 출전 덕분에 사실상 유격수 자리를 놓고 심도 있는 경쟁을 펼쳐보지 못했다. 따라서 박찬호가 이탈할 경우, 당장 그 자리를 대체할 선수는 마땅치 않다.

이범호 감독 또한 “박찬호는 수비뿐 아니라 경기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에너지의 중심”이라며 그의 잔류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프런트 역시 같은 입장이다. 다만 시장 상황은 변수다. 이미 몇몇 구단들이 유격수 보강 의사를 내비치고 있으며, 리그 내에서 ‘골든글러브 유격수’급 선수의 FA 등장은 흔치 않다. 결국 KIA가 원해도 다른 구단과의 경쟁이 붙으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상우, 기대 이하의 성적이지만 대체 불가한 존재감

조상우의 경우, 올해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해 72경기 60이닝을 던지며 6승 6패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통계만 보면 ‘평범한 불펜 자원’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의 존재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조상우가 빠질 경우, 현재 KIA 불펜진에는 60이닝을 책임질 확실한 대안이 없다.

특히 장현식이 LG로 이적하며 생긴 공백이 완전히 메워지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조상우의 잔류 여부는 불펜 안정과 직결된다.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 여파로 내년 전반기 가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조상우마저 이탈할 경우, KIA는 시즌 초반부터 불펜 구성의 큰 위기를 맞게 된다.

FA 시장 전체를 봐도 불펜 자원은 그리 풍족하지 않다. 이영하(두산) 정도를 제외하면 대형 불펜 FA가 많지 않다. 결국 조상우의 가치는 ‘대체 불가성’에서 나온다. KIA는 협상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정하겠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예상보다 높은 금액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샐러리캡과 현실적 한계, KIA의 계산은 복잡하다

문제는 KIA가 무한정 지갑을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조건이 완화되긴 했지만, 올 시즌 하위권으로 밀려난 팀이 공격적인 FA 투자를 단행하기는 부담스럽다. 이미 양현종, 최형우, 김선빈, 김태군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 상당한 연봉이 책정되어 있고, 그 여파는 내년 예산에도 이어진다.

결국 KIA는 박찬호와 조상우 모두에게 ‘잡고 싶지만, 무리할 수는 없는’ 현실적인 입장에 놓였다.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현장 스태프는 전력 공백을 우려하며 잔류를 희망하지만, 프런트는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 즉, 감정과 현실이 충돌하는 복잡한 오프시즌이 예고된 것이다.

팬들의 시선은 “10월 4일, 마지막 경기였을까”

결국 팬들의 관심은 한 가지로 모인다. 2025년 10월 4일, 삼성전에서 KIA 유니폼을 입고 뛴 박찬호와 조상우의 모습이 ‘마지막 장면’이 될까? 아니면 내년에도 붉은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필드에 설까?

두 선수의 거취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KIA의 구단 철학과 미래 전략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올해의 부진을 딛고 다시 정상 도전을 꿈꾸는 KIA에게 이번 오프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고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찬호와 조상우가 KIA의 내야와 마운드 중심축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혹은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낯선 팀의 로고 아래에서 시즌을 시작할지, KBO리그의 FA 시장은 이제 그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플러스티비 제공

플러스티비 스포츠부
취재기자 플러스기자 | plustv7.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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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09-19 · 제공: 플러스티비 실시간 스포츠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