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무슨 색깔이 있어? 이걸 보고도 그럴 수 있을까, 답은 전통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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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노란색 응원도구로 전통을 이어가는 가을 야구
올 시즌 가을 야구는 색깔의 전쟁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마다 각자의 색깔을 앞세워 통일성을 갖고 팬들과 유대감을 만든다. SSG 랜더스는 빨간색, 삼성 라이온즈는 파란색, 한화 이글스는 주황색을 각자의 상징색으로 삼았다. 모두 원정 유니폼 '키 컬러'다.
그렇다면 LG는 어떤 색깔을 내세울까. 홈 유니폼은 핀스트라이프라는 개성을 가졌지만 줄무늬는 모였을 때 존재감을 보이기 쉽지 않다. 원정 유니폼은 검정색이라 눈에 띄기 어렵다. '검빨흰' 유광 점퍼는 LG 팬이라면 모두가 인정할 만큼 강력한 상징성을 지녔지만 색깔만으로 개성을 드러내기는 어렵다.
LG는 이 난제의 답을 전통에서 찾았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LG의 노란색 응원도구는 사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유산 같은 존재다.
올 가을 색깔 전쟁은 SSG가 먼저 시작했다. '레드 웨이브'라고 이름까지 붙였다. 사실 SSG는 그동안 지나치게 다양한 색깔을 사용해 통일성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모기업 홍보(스타벅스, 초록색)와 연고지 강조(인천군, 흰색) 사이에서 원정 유니폼 색깔인 빨간색이 힘을 쓰지 못했다. SSG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팬과 선수단이 하나 되는 응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빨간색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색깔로 가장 큰 효과를 본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다. 주황색으로 통일성을 줬다. 따로 이름을 지을 필요도 없었다. 1차전이 비로 하루 밀리는 등 시리즈 초반 궂은 날씨가 이어지는 점에 착안해 주황색 우의를 관중들에게 배포했다. 경기 중간에는 비가 오지 않더라도 다함께 우의를 입고 응원하는 '오렌지 타임'을 넣었다. 이제는 비가 오지 않는 날씨에도 팬들이 주황색 우의를 찾는다. 김승연 회장의 사인이 담긴 담요도 주황색으로 만들어졌다.
삼성도 한화에 자극을 받았다. SSG를 대구로 불러들인 준플레이오프 홈경기 공지에는 파란색 '최강삼성' 응원타월을 제공한다는 안내가 전부였는데, 한화와 플레이오프 홈경기를 앞두고는 '드레스코드' 공지가 더해졌다. 우의나 깃발, 수건 같은 특정한 아이템이 없어도 일체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도였다(메이저리그에서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포스트시즌 시작과 함께 오렌지컬러를 드레스코드로 안내하며 호응을 얻었다).
KBO 리그 구단과 외부 협업이 활발해진 요즘은 이렇게 통일성을 갖추기가 더욱 쉽지 않다. SSG와 삼성, 한화는 저마다 색깔이라는 공통 키워드 아래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해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LG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태생적으로 팀 컬러를 정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짚었다. 그러면서도 이 한계를 억지스럽지 않게 극복했다. 전통으로 설득력을 부여했다.
LG의 노란색 응원도구 역사를 알아보려면 과거 '막대 풍선' 시절부터 살펴야 한다. LG는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노란색 막대 풍선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막대 풍선'이 처음 상품화 됐을 때부터 LG는 노란색을 활용했다.
그러다 1997년 한국시리즈부터 빨간색으로 색깔을 바꿨다. 상대 팀 해태 타이거즈(현 KIA)의 막대 풍선도 노란색이라 색깔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LG가 빨간색 막대 풍선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LG의 응원도구 색깔은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나뉘었다.
2001년부터는 일종의 '카드섹션' 효과를 노린 노란색 응원타월이 등장했다. 2010년대 중반에는 많은 관중이 입장하는 경기 중간에 모기업 홍보를 겸하는 노란색 슬로건을 배포해 단체 응원에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일회용품 응원도구 사용이 법적으로 제한된 뒤로는 막대 풍선은 사라지고 응원타월만 남게 됐다.
끊겼던 전통이 되살아났다. LG의 색깔이 노란색으로 다시 인식되기 시작한 계기는 2023년 한국시리즈다. 당시 29년 만의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통합우승을 기대한 LG 팬들이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웠고, LG에서는 이들의 손에 노란 응원타월을 들려보냈다. 야구장을 한바퀴 돌아보면 노란색 파도가 일렁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노란색 응원타월이 장관을 이뤘다. LG 선수들도 이런 장면은 그동안 본 적이 없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LG는 2023년 한국시리즈 뒤에도 꾸준히 노란색을 바탕으로 빨간색 글씨가 들어간 응원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외부 협업 상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보편적인 아이템이 됐다.
LG 구단 관계자는 "지금은 노란색 응원타월이 야구장 직관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됐다. 2023년부터는 한국시리즈에서 노란색 머플러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는 타 구단처럼 '단색'의 컬러 마케팅을 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홈 유니폼은 흰색, 유광점퍼는 '검빨흰'으로 구성돼 있고, 응원타월에서 노란색을 사용하고 있다"며 "단 응원도구에 대한 핵심 색상은 시각적 효과가 가장 명확하고 강한 노란색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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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플러스기자 | plustv7.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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