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되어가는 ‘엘롯기한’ 가을야구... 김현수 “생각만 해도 갑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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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베테랑 타자 김현수(37)는 올 시즌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엘롯기한(엘지·롯데·기아·한화)’의 포스트시즌 동반 진출에 대해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생각만 해도 갑갑하네요”라며 웃었지만, 그 이면에는 경기력 부담과 강팀들과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깔려 있었다.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LG는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최근 2연승을 달린 LG는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 선두 한화를 3.5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다.
2025 KBO리그는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1위는 한화, 2위 LG, 3위 롯데, 4위 KIA가 차지하고 있으며, 인기구단 4팀이 모두 상위권을 형성하며 '가을야구 동반 진출'이라는 사상 초유의 그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과거 팬들 사이에서 자조 섞인 표현으로 불리던 '엘롯기'가 올해는 한화와 함께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주축 세력으로 바뀌었다.
김현수는 이 상황에 대해 “순위 싸움이 정말 피곤하다. 쫓기는 팀도, 따라가는 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팬분들 입장에선 이만큼 흥미진진한 시즌도 없지 않겠나”라며 웃어 보였다.
다만 ‘엘롯기’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한마디 했다. “글쎄요, 롯데랑 KIA는 안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투수력이 너무 좋아서요. 생각만 해도 벅찹니다.”
특히 한화가 가을야구에 진출할 경우, 김현수는 동갑내기이자 오랜 동료인 류현진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해진다. 이들은 2006년 나란히 프로에 입단한 동기로, 국가대표로서도 수차례 함께 뛰었고 미국 무대에서도 활약을 함께한 바 있다.
김현수는 “현진이와 맞붙는 건 마음 같아선 피하고 싶어요.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네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 정규 시즌에서 김현수는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362(47타수 17안타) 1홈런 6타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그는 LG의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더불어 통합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묵묵히 팀을 이끌고 있다. 키움전에서는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7회말 1사 2루에서 결승타를 터뜨리며 시즌 10번째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롯데 전준우, 나승엽과 함께 결승타 공동 1위에 올랐다.
김현수는 올 시즌 85경기에서 타율 0.302, 7홈런, 57타점을 기록 중이다. 4년 연속 2할대 타율에 머물렀던 그는 올 시즌을 반등의 기회로 삼고 있다. FA 계약 당시 포함된 4+2년 옵션 실행을 앞두고 반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참 부진했죠. 2022년에 훈련 방식과 타격 메커니즘을 바꿨는데, 지금 생각하면 내게 맞지 않는 옷이었어요. 지금은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과정입니다. 천천히 회복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KBO 리그 개인 통산 최다 기록인 16번째 올스타전 출전을 앞둔 그는 여전히 그라운드를 떠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주위 선배들이 하나둘 떠나는 걸 보며 ‘이젠 나도 준비할 때인가’ 싶다가도, 아직은 마음이 안 잡혀요. 아직 끝낼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현수는 자신의 방식대로, 묵묵히 팀과 함께 정상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가을야구에서 엘롯기한 전원이 진출하게 될 그날, 그 중심에도 분명 김현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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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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