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왕’ 손흥민도 세월은 못 이겨… 햄스트링·발등 이어 허리까지, ‘에이징 커브’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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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부상 없는 철인’이란 별명까지 붙었던 손흥민(33·토트넘)이 최근 잦은 부상과 함께 노쇠화 논란의 중심에 섰다. 허리 통증까지 겹치며 프리미어리그 커리어 유지 여부에도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했다.
[런던=플러스티비]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이 프리시즌 첫 경기부터 흔들리고 있다. 경기력 저하뿐 아니라 또 다른 부상 의혹이 제기되면서 '에이징 커브(기량 하락)'에 본격적으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손흥민은 7월 19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버크셔의 셀렉트 카 리징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딩과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프리미어리그 클럽 토트넘 홋스퍼와 리그1(3부리그) 소속 레딩의 맞대결이었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전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드리블 돌파는 번번이 수비에 막혔고, 패스도 연결이 끊기기 일쑤였다. 공격 포인트는 물론 유효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몸 상태 이상? 허리 통증 의심 장면 포착
경기 후 영국 현지 매체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손흥민은 경기 내내 녹이 슨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경기 종료 후 허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만지고 두드리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단순한 피로인지 부상이 재발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불길한 징조임에는 틀림없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시즌부터 눈에 띄게 부상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 2023/24시즌 초반엔 햄스트링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결장했고, 시즌 막판에는 발등 통증으로 다시 이탈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허리까지 이상 신호를 보이면서 팬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그에게 너무 빠르다"는 전 동료의 일침
전 토트넘 소속 제이미 오하라와 크리스 워드는 최근 방송을 통해 “손흥민의 다리는 이제 예전 같지 않다. 프리미어리그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어 보인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손흥민의 신체 변화가 단순한 슬럼프가 아니라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2년생으로 만 33세에 접어든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서 신체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에 와 있다. 특히 그가 자랑하던 ‘순간 스피드’와 ‘폭발적인 돌파력’은 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이다. 최근 경기들에서 수비수와의 1대1 상황에서 밀리는 장면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에이징 커브’ 본격화… 방출설까지 불거져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의 토트넘 잔류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과 새 감독 토마스 프랭크는 손흥민을 방출 후보로 분류하고 있다. 구단은 손흥민의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재계약보다는 매각을 통해 가치를 회수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프랭크 감독은 “한 클럽에서 오랫동안 뛴 선수일수록 더 냉정한 결정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떠나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구단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하며 손흥민의 향후 거취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주장직 유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하면서, 손흥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대신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에 대해선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분명한 신뢰를 표했다.
손흥민의 선택은? 사우디·미국 이적설도 솔솔
현재 손흥민의 향후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잔여 계약 기간을 소화한 뒤 FA로 프리미어리그를 떠나는 방안, 올여름 매각되어 유럽 중하위권 리그 혹은 중동·미국 리그로 이적하는 방안, 그리고 구단과 재계약을 맺고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첫 번째와 세 번째 선택지는 모두 부담스럽다. 만성적인 통증과 체력 저하가 계속될 경우, 경쟁 강도가 낮고 연봉이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나 MLS(미국 프로축구)로의 이적이 더욱 현실적인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손흥민 역시 장기 재계약 제안을 아직 수락하지 않고 있다.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 저하를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된다.

‘강철 체력’의 상징이었던 손흥민의 현재
손흥민은 오랫동안 대표적인 ‘철인’으로 불려왔다. K리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유럽에 진출한 선수 중에서도 부상 없이 수년간 꾸준히 출전한 보기 드문 사례였다. 실제로 2015-2022년까지 매 시즌 4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부상과는 거리가 먼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30대에 접어든 지금, 부상은 점점 더 자주 찾아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회복력의 문제를 넘어 경기력과 팀 내 입지까지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도 경고등
손흥민의 체력 저하는 국가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상징적인 위치에 있는 손흥민이지만, 실질적인 경기력 저하가 이어질 경우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대한민국 축구가 세대교체 과정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하락세는 대표팀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현실의 무게 앞에 선 손흥민
손흥민은 지금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팀의 상징으로 남을지, 새로운 무대로 떠날지, 아니면 남은 커리어 동안 몸 상태를 끌어올려 반전을 노릴지, 어느 것도 쉬운 길은 아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도 결국 세월 앞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강철 같던 손흥민의 몸에도 피로와 통증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어떻게 커리어의 후반전을 설계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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