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민기, 셋업맨 보직 안착 위해 겪는 성장통… 6회 위기 넘지 못해 첫 실패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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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24)가 필승조 합류 후 첫 실패를 경험했다. 팀이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그는 3실점을 기록하며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롯데는 결국 키움에 3-6으로 패배했다.
이날 롯데는 선발 나승엽이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6회말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3-3 동점 상황에서 최주환에게 안타를 허용한 나승엽을 대신해 김태형 감독은 셋업맨 정철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철원은 첫 타자 주성원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이어진 김건희 타석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이 위기 상황에서 김 감독은 좌완 홍민기를 투입했다. 홍민기는 최고 155km/h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던 2020년 1차 지명 선수다. 그러나 프로 입단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1군 무대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고, 올해는 스윙맨으로 기용되다 후반기 들어 본격적인 필승조 보직을 맡게 됐다.
홍민기는 최근 등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7월 18일과 19일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각각 1이닝, 1⅓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강한 구위와 자신감 있는 피칭으로 필승조 자리를 예약한 듯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키움전은 달랐다. 첫 이닝은 나쁘지 않았다. 대타 원성준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어준서를 2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을 만들며 위기를 넘겼다. 3루 원정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졌고, 홍민기는 씩씩하게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문제는 7회였다. 선두 송성문에게 좌전 안타, 이어 임지열에게는 좌중간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모두 직구가 맞았다. 슬라이더를 곁들이며 제구를 노렸지만, 패스트볼이 중심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키움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았다.
이어진 타석에서 이주형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결국 실점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 시점에서 투수를 김강현으로 교체했지만, 김강현 역시 루벤 카디네스를 뜬공 처리한 뒤 최주환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주자 두 명의 득점을 내줬다. 이 점수 역시 모두 홍민기의 책임이었다.
경기 결과는 3-6. 롯데는 8회와 9회 키움의 셋업맨 원종현과 마무리 주승우를 상대로 득점에 실패하며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홍민기에게 이날은 ‘필승조’로서의 시험대이자, 성장통을 실감하는 경기였다. 최근 상승세에 있던 그의 투구 내용은 이날만큼은 위기를 넘기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경기의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주는 빌미가 됐다.
하지만 희망적인 점도 존재한다. 직구 구속은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슬라이더 역시 궤적이 뚜렷했다. 다만 두 이닝 모두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하며 흐름을 내준 점은 분명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선두 타자를 잡지 못하면 이후 경기 운영에 부담이 커지고, 결국 실점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는 이제 막 필승조 역할을 맡아가고 있는 단계다. 누구나 거쳐야 할 관문이며, 오늘의 경험이 오히려 더 큰 자산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롯데 팬들 사이에서도 홍민기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다. 1군 무대에서 뚜렷한 활약이 없던 그가 올 시즌 돌연한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이라는 점에서 희소성과 가치가 높다. 이날의 실점도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란 시선이 많다.
홍민기는 경기 후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지만, 오늘 같은 경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실투도 있었고,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대응하는 법도 익혀야 한다. 다음 등판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후반기 레이스에서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 불펜의 안정감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홍민기의 안정적인 필승조 안착은 팀 전체의 전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번 키움전은 홍민기 개인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을 수 있으나, 한편으론 KBO 무대에서 좌완 셋업맨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 실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 투구에 반영하느냐다.
롯데의 미래 불펜 핵으로 주목받고 있는 홍민기. 그의 다음 등판은 실패 이후의 반응을 통해 진정한 가능성을 증명할 기회가 될 것이다. 팬들과 구단이 바라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실패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진짜 ‘필승조 홍민기’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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