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포트] "사이클링 히트 -1"…두산 19세 박준순의 대기록 도전, 단타 하나가 모자랐다

- 박준순, 4타수 3안타 3득점 맹활약

- 사이클링 히트, 단타 하나 차이로 아쉽게 실패

- KBO 역대 최연소 기록 도전 실패했지만 존재감 빛났다.

- “빈 자리가 내 포지션”, 어디서든 준비된 신예

- 두산의 내야 핵심으로 성장 중, 후반기 키 플레이어 기대

“선호하는 포지션이요? 빈 자리요.”

두산 베어스의 19세 내야수 박준순이 사이클링 히트에 단 한 발짝 모자랐다. 홈런, 3루타, 2루타까지 완성했지만, 가장 쉬울 것 같은 1루타 하나를 기록하지 못하며 KBO 역대 최연소 사이클링 히트 달성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그의 활약은 두산의 대승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사이클링 히트, 단타만 남기고 놓친 19세의 도전

박준순은 7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6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3득점 1홈런의 맹활약을 펼쳤다. 두산은 한화를 13-2로 꺾고 후반기 첫 3연승을 달렸다.

1회말 첫 타석부터 포문을 열었다. 상대 선발 황준서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긴 타구는 잠실 좌중간 담장을 시원하게 넘기는 선제 솔로포(시즌 3호)가 됐다. 어린 선수의 과감함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어 4회말, 한화 중견수 리베라토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지는 행운의 3루타를 추가했고, 5회말엔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까지 완성했다. 홈런, 3루타, 2루타까지 기록하며 사이클링 히트에 1루타만 남았다.

하지만 6회말, 2사 1루에서 맞이한 네 번째 타석. 한화의 새 투수 정우주를 상대로 2루수 땅볼에 그쳤다. 타구 속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내야 수비 시프트에 걸리며 아쉽게 막혔다. 박준순은 더 이상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8회말에는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고, 결국 대기 타석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10대 최초 기록은 불발…그래도 박수받을 만한 활약

KBO리그에서 10대 선수가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적은 없다. 박준순은 만 19세 10일의 나이로 이 기록에 근접했지만, 1루타 하나의 차이로 아쉽게 놓쳤다. 역대 최연소 사이클링 히트 기록은 2004년 9월 21일, 당시 20세 8개월 21일이던 한화 신종길이 세운 것이다.

두산 내에서도 리버스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홈런→3루타→2루타→1루타)를 기록한 건 2023년 강승호가 최초였다. 박준순이 이날 기록에 성공했다면, KBO 역사상 두 번째 리버스 내추럴이자 최연소 사이클링 히트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아쉽지만 팀이 이겨서 기뻐요”

경기 후 박준순은 “기록은 아쉽지만 팀이 이긴 것이 더 중요하다”며 웃었다. 이어 “8회말에 형들이 꼭 타석을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오)명진이 형이 범타로 물러나서 기회를 놓쳤다. 본인이 더 안타까워하더라”며 아쉬운 순간을 되짚었다.

주전 도약 중인 ‘2006년생 내야 유망주’

2006년생인 박준순은 올 시즌 전반기부터 두산의 주전급 내야수로 도약하고 있다. 유연한 수비와 주루 센스, 그리고 타석에서의 과감함으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15경기에서는 타율 0.351, OPS 0.921을 기록하며 6번~7번 중심 타선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준순은 주로 3루수로 출전하고 있지만, 2루, 유격수, 심지어 1루까지도 소화가 가능하다. 포지션에 대한 질문에는 “선호 포지션이요? 빈자리요”라고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어디서든 팀이 필요로 하면 뛸 준비가 돼 있다는 각오다.

“아직은 배울 게 많아요”…박준순의 겸손한 마인드

박준순은 “매 경기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홈런을 치고도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마지막 타석에서도 단타를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며 “감독님과 코치님, 형들의 조언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치르게 될 텐데, 오늘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뛰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겠다”고 밝혔다.

플러스티비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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